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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13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장편소설 리뷰 전자도서관을 무작정 뒤지다가 발견했다.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 소장 욕심이 들어 구매까지 한 나로서는 정세랑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빌려 볼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기대에 부흥하는 소설이었다. 반나절 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 작품에 몰입해 본 것도 오랜만이다. 반 정도는 오디오북의 도움을 받았지만, 오디오북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오디오북이 작품 덕을 본 걸지도 모르겠다. 귀로 듣든, 눈으로 보든 매력 있는 작품이었다. 술술 읽힐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정세랑 작가와는 가치관이 겹치는 면이 있어 읽기 아주 편했다. 책에 나오는 인물 모두 환경 파괴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 점이 자연스럽게 묻어나 있어 좋았다. 또한.. 2020. 3. 16.
아직은 신이 아니야 - 듀나 연작 소설집 리뷰 이전에 '민트의 세계'를 읽었다. '아직은 신이 아니야'보다 이후에 나온 책인데, 순서를 바꿔 읽은 셈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세계관을 아는 상태에서 소설집을 읽은 셈이라 더 이해가 편했다. 소설집의 모든 소설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데, 그 세계관이 창작 세계관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전까지는 일부러 공통 주제를 갖고 다양한 작가가 모여서 쓴 소설집이 아닌 이상 소설집 안에 있는 소설이 공통적인 특징을 대놓고 갖고 있는 것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직 소설집을 많이 읽어보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듀나의 세계관은 특별하다고 느꼈다. 우선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이전에 읽은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에서 듀나가 언급했듯이 이는 장르물, SF에서 흔하지 않은 시도다. 본인.. 2020. 2. 29.
씨앗 - 정도경 작품집 리뷰 정도경 작가의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의 포트폴리오 카드 텀블벅 프로젝트(https://tumblbug.com/sfwuk01)로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 찾아보니 놀랍게도 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작가 중에는 정도경 작가가 없다. 찾아보니 본명으로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http://sfwuk.org/)의 운영위원으로 소속되어 있었다. 후원하면서 받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의 자료집에서 작가님을 발견하고 책을 찾아봤던 것으로 추정된다. 왜 기억이 확실하지 않냐면 벌써 이삼 년은 지난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 학교 도서관으로 신청해뒀다가 잊은 책을 2주 전에 도서관에 들렀을 때 내 도서 신청 리스트에서 발견하고, 도서관 탐방을 하며 다시 꺼내 보았다. 도서관 탐방을 하면서 내가 읽을 책이 아직.. 2020. 1. 27.
부드러운 뿔 - 조우리, 소우경 그래픽 노블 리뷰 기숙사 방으로 들어갈 때면 나를 위한 건 없을 줄 알면서도 택배가 쌓여있는 곳에 눈길을 준다. 시선은 여김 없이 쌓인 택배를 스쳤다가 다시 앞을 향했다. 사감실을 지나쳐 곧장 걸어가다 갑자기 뒤를 돌아봤다. 우편함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왔기 때문이다. 근거는 없었다. 눈을 굴리며 방 호수를 찾다가 내 방 호수가 적혔을 칸에 눈이 고정됐다. 노랗고 커다란 봉투가 우편함 밖까지 튀어나와 있었다. 룸메 언니한테 온 거겠지, 전해줄 요량으로 봉투 가까이에 다가갔다.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것도 또박또박한 손글씨로. 출판.. 정원? 아니구나. 출판정언에서 보내온 것이다. 책이겠구나, 내가 책을 받을 일이 있었던가. 보통 이렇게 등기나 우편으로 오는 것은 텀블벅에서 후원한 책이었다. 그제야 기억이 났.. 2020. 1. 20.
살해하는 운명 카드 - 윤현승 장편소설 리뷰 가끔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면 책을 추천하는 글이 보인다. 책을 추천하는 페이지 여러 개에 좋아요를 눌러놓아서 그렇다. 그중 하나는 영화 예고편처럼 흥미진진한 카드 뉴스로 책을 홍보한다. 가끔은 두 달간 무료로 대여해주는 전자책을 알려주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다. 페이지에서 보여준 앞부분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이 책을 빌렸다. 결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전에도 종종 페이지에서 보고 무료 책을 대여한 적이 있지만 두 달 안에 다 읽지 못한 책이 훨씬 많았다. 반면 이 책은 일주일도 안되어 다 읽었다. 계속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었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주인공의 심리가 들쭉날쭉하는 걸 가감없이 보여준다. 제삼자의 시선에서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일부러 등장인물을 한심하게 설.. 2020.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