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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3

덧니가 보고 싶어 - 정세랑 장편소설 리뷰 어제에 이어 정세랑의 또 다른 장편소설을 읽었다. 이 책 역시 거의 하루 만에 주파했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홀린듯이 읽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소설가다. 그것도 장르문학을 쓴다. 챕터가 신기한 구성인데, 인물 둘의 장면이 번갈아 나오고 그 중 소설가의 장면이 나오면 소설가가 교정을 보는 단편소설이 액자식 구성으로 나온다. 그래서 장편 하나를 읽으며 그 안의 수많은 단편도 같이 읽은 셈이다. 어떻게 이렇게 아이디어가 샘솟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책 속의 단편에서 계속 남자 등장인물이 죽는다는 것이, '남자 등장인물을 죽여야 글이 재밌어져'라고 말하는 편집자의 말이 어쩌면 소위 '미러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냉장고 속의 여자'를 비튼 것 같기도 하다. 글의 재미를 위해 .. 2020. 3. 17.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 크툴루의 부름 외 1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리뷰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그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러브크래프트를 모르는 사람에게 러브크래프트가 밸런타인데이에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글을 썼다고 속이는 농담을 본 것이다. 러브크래프트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 농담을 처음 봤기에, 나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잘 몰랐다. 그 농담을 설명하는 과정을 보고 뭔가 이상하고.. 촉수가 나오는 공포물을 쓰는 작가다, 그 정도의 이해가 생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나는 '크툴루의 부름'이라는 TRPG 룰을 아주 제대로 즐기고 있다. 러브크래프트가 쓴 소설의 세계관인 크툴루 신화를 주제로 한 TRPG의 규칙이다. 이를 접하면서 나는 '코스믹 호러'가 무슨 의미인지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공포가 내게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님 또한 인지했다. 인터넷에 .. 2020. 2. 29.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 듀나 에세이 리뷰 짧은 감상을 먼저 말하자면, 정말 정말 재미있었다. 읽기를 정말 잘했다. 짧고 작은 귀여운 책인 데다가 짧은 글 여럿이 모인 것이라 더더욱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듀나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작가의 연륜과 경험이 여실히 느껴진다. 몇십 년을 장르 세계에 몸담고 있던 사람답게, 접한 작품도 많고 자신이 생각하는 장르에 대한 가치관이 확실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장르물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부터 시작한다. 유독 다른 작품에 비해 문학에서만 순수 문학과 장르 문학을 구분하고, 우열화하는 움직임이 강하다. 이전에는 순문학, 고전문학도 많이 읽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장르 문학에 치중한 독서를 하고 있는 나는 장르 문학이 조금 더 얕고 넓다고 느낀다. 이해하는 데에 시간은.. 2020.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