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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 마크 맨슨 자기계발서 리뷰 오랜만에 자기 계발서를 읽어본다. 최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은데도 자꾸만 신경이 쓰이던 일이 있어서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기 계발서의 한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재밌었다. 자기 계발서의 한계란, 읽고 나서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지만 실제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내가 뭔가 했다는 뿌듯함만 안겨주고 끝이다.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마크 맨슨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가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지 못한 행동을 한 사람의 사례를 정말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내가 오디오북으로 책을 읽어 생략된 부분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찾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어떡하라는 건가? 소위 .. 2020. 3. 28.
덧니가 보고 싶어 - 정세랑 장편소설 리뷰 어제에 이어 정세랑의 또 다른 장편소설을 읽었다. 이 책 역시 거의 하루 만에 주파했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홀린듯이 읽게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소설가다. 그것도 장르문학을 쓴다. 챕터가 신기한 구성인데, 인물 둘의 장면이 번갈아 나오고 그 중 소설가의 장면이 나오면 소설가가 교정을 보는 단편소설이 액자식 구성으로 나온다. 그래서 장편 하나를 읽으며 그 안의 수많은 단편도 같이 읽은 셈이다. 어떻게 이렇게 아이디어가 샘솟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책 속의 단편에서 계속 남자 등장인물이 죽는다는 것이, '남자 등장인물을 죽여야 글이 재밌어져'라고 말하는 편집자의 말이 어쩌면 소위 '미러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냉장고 속의 여자'를 비튼 것 같기도 하다. 글의 재미를 위해 .. 2020. 3. 17.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 크툴루의 부름 외 1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리뷰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그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러브크래프트를 모르는 사람에게 러브크래프트가 밸런타인데이에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글을 썼다고 속이는 농담을 본 것이다. 러브크래프트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 농담을 처음 봤기에, 나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잘 몰랐다. 그 농담을 설명하는 과정을 보고 뭔가 이상하고.. 촉수가 나오는 공포물을 쓰는 작가다, 그 정도의 이해가 생긴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나는 '크툴루의 부름'이라는 TRPG 룰을 아주 제대로 즐기고 있다. 러브크래프트가 쓴 소설의 세계관인 크툴루 신화를 주제로 한 TRPG의 규칙이다. 이를 접하면서 나는 '코스믹 호러'가 무슨 의미인지 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공포가 내게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님 또한 인지했다. 인터넷에 .. 2020. 2. 29.
살해하는 운명 카드 - 윤현승 장편소설 리뷰 가끔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면 책을 추천하는 글이 보인다. 책을 추천하는 페이지 여러 개에 좋아요를 눌러놓아서 그렇다. 그중 하나는 영화 예고편처럼 흥미진진한 카드 뉴스로 책을 홍보한다. 가끔은 두 달간 무료로 대여해주는 전자책을 알려주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다. 페이지에서 보여준 앞부분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이 책을 빌렸다. 결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전에도 종종 페이지에서 보고 무료 책을 대여한 적이 있지만 두 달 안에 다 읽지 못한 책이 훨씬 많았다. 반면 이 책은 일주일도 안되어 다 읽었다. 계속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었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주인공의 심리가 들쭉날쭉하는 걸 가감없이 보여준다. 제삼자의 시선에서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일부러 등장인물을 한심하게 설.. 2020. 1. 20.
컨설턴트 - 임성순 장편소설 리뷰 영화 같이 전개가 빠른 소설을 좋아한다. 컨설턴트는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조금 더 현실적인, 그리고 한국적인 '빅 픽쳐' 같은 느낌이었다. 두 책 모두 전개가 빠른 것이 특징이고,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담담한 문체를 사용한다는 점, 현실적인 주위 환경에서의 비현실적인 주인공의 상황 또한 비슷하다. 우리에게 어떠한 메세지를 던져준다는 것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살인에 대해 언급하면서 주인공이 이전부터 있어왔던 청부살인의 역사를 읊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상상력 사전'과 비슷하다. 그 부분은 이후에 계속 언급되며 우리에게 사회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해주려고 한다. 그 메세지는 결국 우리 모두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또 우리 자신을 위해 다른 사.. 2020.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