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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8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 황지우 시집 리뷰 황지우 시인의 다른 시집인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훑어보다가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를 읽었다. 두 시집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달랐고, 두 감정의 흐름 모두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다.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조금 더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사유하고자 하는 생각이 보였다. 문학에서 객관성을 보는 것은 아이러니이지만 시인이 시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한 흔적이 보였다. 반면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에서는 삶의 밑바닥에서 보이는 것들을 담아낸 흔적이 많았다. 죽음, 우울, 사랑을 주제로 하는 시가 많았고 감정에서의 솔직함이 더 드러나 보였다. 책 뒤에 적힌 글을 보면 황지우 시인은 90년대 당시 정신병리에 심취해 있었고 그를 관찰하고 실험하는 시기를 겪었다고.. 2020. 1. 16.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시집 리뷰 박노해 시인의 본명은 박노해가 아니다. ‘노동자의 해방’에서 따 와 이름을 다시 지었다고 한다. 시집을 읽기 전에 이름이 신기하다고 생각해 찾아보았고 덕분에 시집을 읽으며 ‘아, 이런 시인이구나’를 조금 더 빨리 납득할 수 있었다.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되어 있음이 시집에서도 많이 드러났다. 엘리트주의를 비판하고 환경주의, 반미주의에 집중해 있음이 시집에서 보였다. 시를 이렇게 정치적 메시지를 담으면서 쓸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런 시를 읽은 기억은 많지 않다. 서정시가 아니라 모더니즘을 담은 시라도 이렇게 노골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인상 깊은 시 중 하나는 “삼성 블루”였다. 마침 관련 이슈가 핫할 때라 그런가, 좀 더 충격이었다. 시가 이런 식으로 현대적인 느낌이 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아이폰.. 2020. 1. 14.
그대 눈동자에 건배 -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집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가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다. 아마 '그대 눈동자에 건배'가 베스트셀러일 즈음부터. 그전에도 유명했다고는 하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작가일 뿐이었다. 그래도 일러스트와 제목이 인상 깊어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존재를 잊고 있다가, 우연히 아무것도 하기 싫어 전자책 목록을 뒤적거리다 발견해서 새벽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사실 책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단편집인 줄은 몰랐다. 요새 왠지 단편집을 많이 읽고 있다. 다양한 작가의 단편을 모아둔 단편집이나 장편소설과는 달리, 이런 식으로 한 작가가 쓴 단편집을 읽으면 작가의 특징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이야기 흐름이 짧아 쉽게 읽히고, 마음의 준비도 덜 해도 돼서 오히려 장편소설 한 권보다 빨리 읽게 된다. 이 단편집으로 내가 본 히가.. 2020. 1. 13.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시집 리뷰 서정시는 작가가 자신의 감동과 정서를 주관적으로 읊은 시이다. 정호승의 시는 서정시이고, 낭만시이다. 정호승의 시를 가사로 안치환이라는 가수가 “정호승을 노래하다”라는 앨범을 발표했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종종 들으시는 노래인 “수선화에게”의 가사가 정호승의 시였다. 우리가 교과서나 여러 매체에서 자주 보는 시는 주로 서정시이다. 그렇다면 서정시는 이전에 에세이를 쓴 다른 시인의 시와 비교했을 때 더 친숙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의외로 정호승 시인의 시는 한자가 없다뿐이지 어려웠고 난해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정호승 시인의 대표작 격의 시집을 읽으며 느낀 몇 가지 특징을 꼽아본다. “겨울밤”에서 “호두나무여/망치를 들고/나를 다시 내리쳐다오”라고 하는 것과 같은 뒤집힌 비유를 종종 사용한다. 그 .. 2020. 1. 13.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곽재식) 책 제목이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이다. 상당히 길어서 말하다 보면 항상 틀린다. 그렇다고 이 제목이 틀린 것은 아니다. 내포 독자가 글을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글쓴이는 곽재식 작가님이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6개월간 단편 4편을 완성하여 글을 빨리 쓰는 작가로 유명하신 분이다. 몇 주 전, 곽 작가님의 공상과학 소설을 웹진에서 읽었다. 짧은 글이었지만 요새 읽은 어느 글보다도 더 긴 시간 동안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멋진 글을 쓰는 분이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신다고 하니, 이 책은 꼭 사서 두고두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새 내용은 없고 독자를 자극하려고만 하는 자기계발서가 많다. 이 책과 비교했을 때, 각 장의 첫 부분에.. 2020.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