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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45

시티 픽션 - 조남주 정준 이주란 조수경 임현 정지돈 김초엽 단편 소설집 리뷰 이 책은 밀리의 서재 종이책 정기구독을 통해 받은 책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단편을 묶어 낸 책이다. 책 마지막에 적힌 인터뷰를 보고 작가들도 뭔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그냥 우리 곁에 사는 사람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거 환경에서는 다들 취향은 있겠지만 그렇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할 것이다. 한국에 산다면 더욱이 유형화될 수밖에 없는 느낌이다. 작가들이 "마당이 있는 집을 좋아하는 사람", "벌레가 싫어서 단독주택에 살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는 걸 보게 될 일은 별로 없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 기획이 마음에 들었다. 그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같은 느낌. 하지만 그런데도, SF나 판타지가 아닌 문학을 오랜만에 읽다 보니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20. 8. 30.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 듀나 소설 리뷰 책 표지가 예뻐서 감탄하면서 책을 넘겼는데, 책 안에 있는 종이가 책 표지도 아티스트 구본창의 예술 작품인 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범상치 않다는 점이 소설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판형 또한 높이 19cm에 폭 11.2cm로 일반 책보다 길쭉하다. 읽다 보면 스마트폰에서 글씨를 읽을 때의 가로세로 비율이 이 정도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종이책으로서는 새로우면서도 비율 자체는 친숙했다. 작가의 말에 나오는 것처럼 SF에 나오는 각종 소재를 모아서 새로우면서도 친숙한 소설을 만들었기에, 판형도 썩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외에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은 다 같은 판형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색다른 판형에 양장본이라 책장에 꽂혀 있으면 개성이 느껴질 것 같다. 책 첫머리에 레드벨벳 아이린이 한 말이.. 2020. 8. 30.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 심너울 소설집 리뷰 오랜만에 볼륨 있는 소설집을 읽었다. 일명 "꼰대노노"로 불리기도 하는 소설집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선물하기가 참 어려운 제목을 가진 이 소설집은 제목을 듣고 계속 읽고 싶어 하다가 사인본을 판매한다는 말에 혹해 바로 종이책을 구매했다. 표지가 마음에 들어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표지 그림은 표제작인 의 소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생선이 에어팟을 꽂고 있다. 썩은 생선 냄새와 '에어팟 실버'는 작품 내에서 노추를 상징한다. 시대적 배경이 지금보다 더 먼 미래이기 때문에 하나는 과거, 즉 현실상에서 현재의 노추를, 다른 하나는 미래 시대에서의 노추를 상징한다. 지금은 노인을 추하다고 욕하는 우리도 결국 몇십 년 후면 노인이 되어 사회에 힘들게 적응하고 있을 거라는 걸 보여준다. 홍대에 에어팟 .. 2020. 8. 30.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 원자부터 우주까지 밝히는 완전한 이론 - 마이클 워커 과학도서 리뷰 책을 읽으며 이전에 학교에서 배우면서는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으로 양자역학을 볼 수 있었다. 과학사를 곁들여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 양자역학을 소개해주는 책이었다. 신소재공학과를 전공하고, 화학과를 부전공으로 선택하여 수강한 여러 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양자역학과 연결된 부분을 토대로 융합하여 알기 쉽게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다. 양자역학의 발전에 따른 과학의 역사와 함께 다른 과학적 발견도 소개해주어 상식을 키울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반감기(half-life)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이 러더퍼드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양자역학이 생길 즈음의 과학사를 보며 우리가 과학을 다룰 때 어떤 태도를 가지면 좋을지 깨닫기도 했다 ‘왜 양자를 양자라고 부르는가?’ .. 2020. 8. 21.
현남 오빠에게 - 조남주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페미니즘 소설집 리뷰 "82년생 김지영"으로 유명한 조남주 작가, "쇼코의 미소"의 저자 최은영 작가, "위저드 베이커리", "파과"등으로 유명한 구병모 작가 등, 7명의 여성 작가들이 모여 쓴 소설집이다. 책 내에서 저자 소개를 그 작가가 쓴 소설이 나올 때마다 해줘서 좋았다. 읽으면서 소설의 순서 구성에 감탄했다. 처음으로 나오는 조남주 작가의 "현남 오빠에게", 여기서 현남 오빠의 극도로 리얼한 '오빠'의 모습을 견뎌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가까이에 있는 취약해 보이는 여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려는 그 수많은 전형적인 행위의 묘사를 견디면 주인공이자 화자의 시원한 마지막 한 방을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현실에선 그렇게 한 방을 날렸다간 범죄 행위의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그 부분은 .. 2020.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