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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45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 곽재식 소설집 리뷰 이번에도 곽재식 작가님의 책이다. 매번 작가님의 책을 읽을 때마다 작가님의 다른 면모를 발견한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사랑 이야기다. 로맨스 소설책을 즐겨 읽지는 않는 편이다. 내 감정의 폭에 비해 감정의 높낮이가 너무 강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로맨스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액션 장르에 더 가깝게 느껴졌다. 다루는 내용은 분명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이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의 묘사에 더 집중한 글이다. 그게 오히려 감정을 묘사하는 것보다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하지만 로맨스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로맨스이지만 로맨스가 아닌, 그런 느낌의 글을 곽재식 작가는 잘 쓰는 것으로 보인다. .. 2020. 1. 9.
행성 대관람차 - 곽재식 소설집 리뷰 "지나치게 현실적인 낭만" "내가 가족들 앞에 섰을 때, 한평생 유독 천천히 돌아가는 대관람차만 설계했던 그 노인은 해가 서쪽으로 다가가고 있는 지평선을 보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이제 우리 같이 여기 앉아서, 지구가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을 보자고 말했다." - 행성 대관람차 중. "140자 소설"에 이어 읽은 책은 같은 작가가 쓴 소설집 "행성 대관람차"다. "140자 소설"을 읽은 후에 이 책을 읽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집의 여러 소설이 140자 소설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140자에서와 기승전결은 같지만 그 사이에 위에서 말한 것 같은 현실묘사가 들어가기도 하고, 이 결말을 향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할지 궁금해져서 더 재밌었다. 특히 "천사가 앉았던 의자"는 그 안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천사를 찾는 과정과 주인공의.. 2020. 1. 9.
140자 소설 - 곽재식 리뷰 140자 소설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설은 무엇일까? 140자쯤 된다면 줄만 잘 나누면 시나 현대 시조라고 부를 수도 있지 않을까? 제목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읽다 보면 아무리 짧아도 소설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소설 중에는 헤밍웨이의 여섯 단어 소설인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팝니다. 아이 신발, 한 번도 안 신은)'이 유명하다. 짧아도 이 소설을 읽고, 이해하고, 느끼는 시간은 길다. 그것처럼 140자 소설도 오히려 긴 소설보다도 페이지를 넘기는 시간이 느렸다. 140자를 지키기 위해 직접 쓰여있지는 않지만, 글자 사이에 숨어 있는 이야기가 있기에 이해하며 글이 다시 보이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 즐거웠다. 적혀 있는 내용은 아주.. 2020. 1. 9.
증명된 사실 - 이산화 소설집 리뷰 한국의 SF 작가 이산화 작가의 소설집 "증명된 사실"을 읽었다. 이전에 "우리가 먼저 가볼게요"라는 여러 한국 SF 작가들이 같이 쓴 앤솔러지를 읽고 북 토크에 가서 만난 작가이고, 그전에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라는 표지 색이 신기한 장편 소설과 그가 웹에 연재한 단편소설들을 찾아 읽었다. 그가 주로 쓰기 좋아하는 주제가 무엇인지는 아직 콕 집을 수는 없었지만, 문체가 읽기 편해서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게 소설집 또한 찾아서 읽게 됐다. 처음 몇 편의 경우, 웹에서 읽어본 단편 소설이 있어 익숙하고 반가웠다. 그 중 "세상은 이렇게 끝난다"는 이과 고등학생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데다가 결말이 충격적인 편이라 인상 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읽어보지 못했던 프리퀄 격인 "한 줌 먼지 속"을 읽고 나니 .. 2020. 1. 9.
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리뷰 읽을 예정이 없던 책을 받았다. '중력'이라는 제목에 우주복 마스크를 쓰고 정장 차림을 한 사람이 담긴 표지,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려는 어느 샐러리맨의 감동 스토리'라고 적혀 있는 뒤표지의 소개문을 보면서 샐러리맨과 우주인의 연관성을 연결 지으려고 해도 잘 떠오르지 않았다. 읽기 시작해보니 연구원에서 근무하며 우주인을 꿈꾸는 이진우가 주인공이었다. 결혼해서 자식이 있음에도 그런 꿈을 마음 한 쪽에 가지고 있다가 펼칠 기회가 생겼을 때 기꺼이 자신을 바치려고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그전에는 상상도 되지 않았다. 다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꿈이랄 것 없이 다들 직장에 다니고, 힘들지만 꾸역꾸역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나도 인생을 바칠만한 꿈이자 장래 희망은 없다. 우주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책.. 2020.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