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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12

시티 픽션 - 조남주 정준 이주란 조수경 임현 정지돈 김초엽 단편 소설집 리뷰 이 책은 밀리의 서재 종이책 정기구독을 통해 받은 책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단편을 묶어 낸 책이다. 책 마지막에 적힌 인터뷰를 보고 작가들도 뭔가 대단한 존재가 아니라 그냥 우리 곁에 사는 사람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거 환경에서는 다들 취향은 있겠지만 그렇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할 것이다. 한국에 산다면 더욱이 유형화될 수밖에 없는 느낌이다. 작가들이 "마당이 있는 집을 좋아하는 사람", "벌레가 싫어서 단독주택에 살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는 걸 보게 될 일은 별로 없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이 기획이 마음에 들었다. 그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같은 느낌. 하지만 그런데도, SF나 판타지가 아닌 문학을 오랜만에 읽다 보니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20. 8. 30.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 듀나 소설 리뷰 책 표지가 예뻐서 감탄하면서 책을 넘겼는데, 책 안에 있는 종이가 책 표지도 아티스트 구본창의 예술 작품인 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범상치 않다는 점이 소설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판형 또한 높이 19cm에 폭 11.2cm로 일반 책보다 길쭉하다. 읽다 보면 스마트폰에서 글씨를 읽을 때의 가로세로 비율이 이 정도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종이책으로서는 새로우면서도 비율 자체는 친숙했다. 작가의 말에 나오는 것처럼 SF에 나오는 각종 소재를 모아서 새로우면서도 친숙한 소설을 만들었기에, 판형도 썩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외에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은 다 같은 판형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색다른 판형에 양장본이라 책장에 꽂혀 있으면 개성이 느껴질 것 같다. 책 첫머리에 레드벨벳 아이린이 한 말이.. 2020. 8. 30.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 심너울 소설집 리뷰 오랜만에 볼륨 있는 소설집을 읽었다. 일명 "꼰대노노"로 불리기도 하는 소설집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선물하기가 참 어려운 제목을 가진 이 소설집은 제목을 듣고 계속 읽고 싶어 하다가 사인본을 판매한다는 말에 혹해 바로 종이책을 구매했다. 표지가 마음에 들어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표지 그림은 표제작인 의 소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생선이 에어팟을 꽂고 있다. 썩은 생선 냄새와 '에어팟 실버'는 작품 내에서 노추를 상징한다. 시대적 배경이 지금보다 더 먼 미래이기 때문에 하나는 과거, 즉 현실상에서 현재의 노추를, 다른 하나는 미래 시대에서의 노추를 상징한다. 지금은 노인을 추하다고 욕하는 우리도 결국 몇십 년 후면 노인이 되어 사회에 힘들게 적응하고 있을 거라는 걸 보여준다. 홍대에 에어팟 .. 2020. 8. 30.
빙글빙글 우주군 - 배명훈 장편소설 리뷰 밀리의 서재에서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구글링하면 같은 작가의 동명의 초단편소설 밖에 나오지 않는다. 소설을 읽고 이런 소설을 원래부터 썼던 사람인 줄 알았다. '이런 소설'이라는 게 무엇인가 하면 애매하지만, 소설을 다 읽고 작가의 말에 사건과 등장인물이 좀 멀리 떨어진 이야기를 쓰는 것이 새로운 시도라고 되어 있긴 했다. 새로운 시도를 한 것 같지 않게 아주 노련했다는 뜻이다. 배명훈 작가는 2004년에 등단한 유명 SF 작가이기 때문에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세계관과 사건은 상당히 참신하고 범우주적이다. 화성에도 문명이 있어 지구와 연결된다든가, 인위적인 구조물 같은 것이 생겨나 태양광을 지구에 더 반사해서 지구가 더 더워졌다든가. 그 외에도 상당히 정치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점을.. 2020. 3. 29.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장편소설 리뷰 전자도서관을 무작정 뒤지다가 발견했다.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 소장 욕심이 들어 구매까지 한 나로서는 정세랑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빌려 볼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기대에 부흥하는 소설이었다. 반나절 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 작품에 몰입해 본 것도 오랜만이다. 반 정도는 오디오북의 도움을 받았지만, 오디오북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기에 오히려 오디오북이 작품 덕을 본 걸지도 모르겠다. 귀로 듣든, 눈으로 보든 매력 있는 작품이었다. 술술 읽힐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정세랑 작가와는 가치관이 겹치는 면이 있어 읽기 아주 편했다. 책에 나오는 인물 모두 환경 파괴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 점이 자연스럽게 묻어나 있어 좋았다. 또한.. 202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