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면 책을 추천하는 글이 보인다. 책을 추천하는 페이지 여러 개에 좋아요를 눌러놓아서 그렇다. 그중 하나는 영화 예고편처럼 흥미진진한 카드 뉴스로 책을 홍보한다. 가끔은 두 달간 무료로 대여해주는 전자책을 알려주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다. 페이지에서 보여준 앞부분이 너무 흥미진진해서 이 책을 빌렸다. 결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전에도 종종 페이지에서 보고 무료 책을 대여한 적이 있지만 두 달 안에 다 읽지 못한 책이 훨씬 많았다. 반면 이 책은 일주일도 안되어 다 읽었다. 계속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었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주인공의 심리가 들쭉날쭉하는 걸 가감없이 보여준다. 제삼자의 시선에서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일부러 등장인물을 한심하게 설정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내가 저 상황에 있으면 주인공보다 나은 생각을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렇게 주인공을 변호하기도, 주인공을 비판하기도 하면서 책을 읽게 된다. 한심한 인물상에 비해 사건은 꽤 잘 짜여 있다. 읽으면서 예상할 수 있는 요소를 마지막에 다 넣어서 보여준다. 그 이상을 보여주며 예상을 뒤엎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불만족스럽지도 않아서 나로서는 재미있게 읽었다. 더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도 있으니 생략하겠다. 😉
설정도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다고 느꼈다. 흔한 소재인 저택에서의 게임 속에 흔한 요소인 운명을 넣었다. 흔한 것을 섞었더니 그 결과는 신선했다.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게임에 들어가도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역시 이 소설이 이 소재로 뽑아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말한 한심한 인물상조차도 의도한 것 같다. 작가가 다양한 시도 끝에 이 진행, 이 결말을 고르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참 잘 쓴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무료 전자책 중에서도 잘 쓴 책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곧 연휴가 다가오니 휴일을 맞아 무료로 전자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2020년 1월에 추가)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중인 '머니게임'이라는 웹툰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리셰적인 면이 있으니 비슷하다고 해서 크게 이상할 것은 없다. 다만 웹툰에서는 좀 더 사람의 심리에 대해 많이 다뤘고, 책에서는 규칙이 좀 더 많이 적용했다고 느꼈다. 그리고 '머니게임'에서는 예상을 뒤엎는 전개를 많이 보여줬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까지는 아닌 대신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위에 언급했듯이 '운명'이라는 요소가 주는 매력이 있다고 느꼈다.
2018년 9월에 쓰고 2020년 1월에 일부 고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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