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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13

그대 눈동자에 건배 -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집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가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다. 아마 '그대 눈동자에 건배'가 베스트셀러일 즈음부터. 그전에도 유명했다고는 하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작가일 뿐이었다. 그래도 일러스트와 제목이 인상 깊어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존재를 잊고 있다가, 우연히 아무것도 하기 싫어 전자책 목록을 뒤적거리다 발견해서 새벽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사실 책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단편집인 줄은 몰랐다. 요새 왠지 단편집을 많이 읽고 있다. 다양한 작가의 단편을 모아둔 단편집이나 장편소설과는 달리, 이런 식으로 한 작가가 쓴 단편집을 읽으면 작가의 특징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이야기 흐름이 짧아 쉽게 읽히고, 마음의 준비도 덜 해도 돼서 오히려 장편소설 한 권보다 빨리 읽게 된다. 이 단편집으로 내가 본 히가.. 2020. 1. 13.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 반다나 싱 SF 소설집 리뷰 인도 출신의 SF 작가인 반다나 싱이 쓴 소설집이다. 이 책에 나온 인도 문화 중 아는 거라곤는 웹툰 '쿠베라'에 나오는 신 이름 몇 개 정도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계속 읽게 됐다. 작가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읽는 데 속도가 나지는 않았지만 단편 소설 하나하나가 울림을 줬다. SF답게 수학/과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갈 법한 개념과 내용도 많이 들어가 있었다. "유한 안에, 그러니까 수직선 위의 그 작은 도막 안에 무한이 존재한다. '얼마나 심오하고 아름다운 개념인가!'"라고 감탄하는 수학 교사가 나오기도 하고, SF에 흔한 소재인 평행우주와 대칭을 엮은 단편소설도 있다. 작가가 이론물리학자임이 잘 드러났고, 수학사, 과학사도 언급되어 묘하게 반가워하며 읽는 재미가 .. 2020. 1. 13.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리뷰 나는 법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여태까지 학교에 다니면서 법과 관련된 과목을 단 하나도 듣지 않았다. 중학교 때 일반 사회에서 조금 다뤘을까 말까, 그 정도가 다다. 역사와 언어를 더 좋아해서 교양이나 사회 선택과목도 다 그렇게 골랐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사게 된 건 이 책을 드라마화한 동명의 드라마 클립 일부를 봤기 때문일지, 작가인 문유석 판사에 대해 들은 여러 좋은 이미지 때문일지 모르겠다. 내가 본 클립은 신입 판사가 성동일 역의 부장판사의 야단에 부르마를 입고 나와서 “이 정도면 노출 없고 괜찮겠냐”는 식으로 받아치는 통쾌한 장면이었다. 재밌게 봤다. 이 책도 엄청 재밌게 술술 읽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드라마도 볼 걸 그랬다. 생각보다 옴니버스 형식이었고, 내용 진전이 많지는 않아서 이게 소.. 2020.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