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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혼자서 완전하게(이숙명) 리뷰

by 칠월색 2020. 1. 13.
불면증이 심해졌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내일 수업에 가려면 일찍 자야 한다는 강박 등이 원인이었다. 뭘 해도 잠이 안 와서 책을 읽었다. 그렇게 사흘 밤 만에 이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가족에게서 언제 독립을 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다 우연히 “책 끝을 접다” 페이지에서 가족의 기대에 맞추려 하지 말고 가족도 내 행복을 바랄 것이라는 이기적인 마음가짐을 갖자는 카드뉴스를 봤다. 그렇게 읽게 된 책이 이 책이다. 가족에 대한 얘기가 생각만큼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모로 읽을 가치가 있었다.
우선, 내가 전혀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직장도, 룸메이트도 없이 혼자 살면서 밤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삶. 불면증이 걸린 나로서는 참 부러웠다. 불면증에 대고 “그러든가~” 하고 밤을 꼴딱 새워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필요가 없다니.
부러움도 있었지만, 그냥 ‘이런 삶도 있다’는 걸 안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여전히 걱정이 머릿속을 채우지만, 어차피 걱정하든 안 하든 삶은 흘러가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걱정을 덜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당연하지만 놓치게 되는 생각들을 다시 주워담을 수 있게 해준다. 
거기다 그냥 블로그나 sns에 풀어놓은 글마냥 잘 읽혔다. 에피소드를 줄줄 풀어나가니까 몰입도 되고. 그래서 잠이 안 왔을지도 모르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요새 딱히 재밌는 것도 의욕도 없었는데, 읽는 동안은 꽤 재밌었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삶도 꽤 괜찮다는 걸 혼자 사는 사람에게 직접 들어보고 싶은 사람은 보는 것을 추천한다. 

 

2018년 11월 27일에 씀.